해외여행기

다시찾은 시카고(2)

아름답지만~ 2012. 3. 7. 14:28

 

27) 1월16일 새벽에 일어나 컴퓨터를 켜면 한국의 저녁시간대 뉴스를 볼 수 있다. 이게 이제는 나의 생활로 잡히고 있다. 김복근의 메일에 답하고, 점심에는 스시부페 ‘나고야’(75가로와 일리노이59로의 북쪽방향)에서 초밥을 먹고 소화도 되기전 저녁식사에 돼지고기가 나와 혼자서 술한잔하고 운동기구에서 운동중 손주들의 방해로 운동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28) 1월17일 오늘 해뜨는 시간은 7시15분이라는 뉴스가 있었다. 어제가 마틴 루터킹 데이라던가 학교를 가지 않다가 오늘 학교를 간다니 꽤 오래된 듯 하다. 조반시간의 전쟁후 모두가 학교를 간 시간은 조용함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다. 오후 학교에서 돌아오면 다시 번잡스런 시간이 되지만 오후의 시간은 나름대로는 잘 흐르고, 저녁에 사위가 케익을 사오고 모두모여서 장모의 생일케잌 절단시간을 가졌다.

               <아내의 생일에 사위가 사온 축하케잌, 외손주들과 함께한 해피 버스데이 투유>

29) 1월18일 날씨가 다소 쌀쌀하게 느껴지는 수요일 준경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쓰레기 빈통을 들여온후 카메라의 사진과 컴퓨터의 글을 휴대용 USB에 옮긴후 외손주들과의 한가한 시간을 보낸후사위가 찬거리를 사오며 끼어 사온 족발로 소맥을 취하도록 즐겼다.

30) 1월19일 어제의 술이 과했는가 아침기분이 꽝이다. 아이들 학교로 간후엔 오전에는 드러누워 보내고 오후 다소 좋아진 기분에 저녁식사에 고기가 있었지만 사위의 물음에도 단호이 노라고 했다.

31) 1월20일 한국에선 귀성전이 벌어지지만 이곳은 구정이 없으니 조용하기만 하다. 아침식사 시간은 외손주들과의 전쟁이다. TV를 켜놓고 넋잃고 보며 식사를 하려니 시간만 자꾸가고 몇숱가락이라도 더먹이려니 전쟁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모두가 학교를 간 후에는 한가한 시간이다. 아침부터 내리는 폭설에 준경일 데려다주는 길이 미끄러워 조심스레 다녀와 제설작업을 하는데 치워도 치워도 쌓이는 량이 어마어마하고 집앞 잔디에 밀어놓은 눈더미가 봉긋이 올라온다. 오후 6시가 넘으며 눈발이 약해지고 제설팀들이 움직이며 길을 뚫고 있다. 사위는 밤이 이슥해 무사히 돌아왔다.

               <오랜만에 빈약하지만 반가웠던 눈내린 풍경>

32) 1월21일 쉬는 날이라 늦잠을 잘 수 있다는 기대는 준범의 6시반의 등장으로 여지없이 무너져 기상이다. 밤사이 눈은 더오지 않았고 오랜만에 아내와 같이나간 산책길은 위스테리아의 깨끗한 도로와는 달리 내린 눈의 량 때문에 기계로 치운 눈이 도로와 도보로의 접합부에선 무더기의 눈이 쌓여서 진행을 어렵게 했으며, 때론 산행시의 러셀을 방불케 했다. Dorothea Weigand Riverfront Park근처의 흙무더기같은 언덕은 제대로 된 눈썰매장으로 변신해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후 눈이 많이오면 얘들을 데리고 이곳에 와야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해보고 돌아왔다.

33) 1월22일 한국에서는 설 전날이라 바쁘지만 이곳의 모습은 늦잠을 잘 수 있는 일요일이다. 한글학교에 가기위해 입힌 한복이 무척 예뻐 보인다. 외손주들의 세배를 받고 세배돈(각각 $10)을 준후 사위와 애들은 한글학교로 간사이 집앞의 눈더미를 말끔히 잔디 한쪽으로 말끔히 치우고 독서를 했다. 한글학교를 다녀온 사위는 숯불을 피우고 갈비를 구워 저녁식사는 술을 곁드려 했다.

              <관리사무소에서 제설한 모습과 눈이 좋아 놀고있는 외손주와 그의 친구들>

                             

              <얕은 언덕에 모인 공짜썰매장과 한복입은 외손주, 으젓해 보이지만 외손자는 청개구리>

34) 1월23일 한국에서는 설날, 태어나 처음으로 이국땅에서 팔자에 없는 설날을 마지한다. 이른아침( 6시이전) 떡국을 준비해서 먹고 준범이만 학교에 가고 준경이와 하루종일 놀아주다가 집앞의 눈더미를 준범이 학교에서 돌아온 후 더욱 보강해 주느라 땀 좀 흘려야 했다.

35) 1월24일 오늘은 다소 늦잠을 자고나 애들이 모두 학교를 가고난 후 대청소를 했다.(~11시경)얼마가지 않아 애들이 오니 책읽기보다 놀자고 덤비는 시간이 더 많다. 사위는 내일(수요일) 시험이라고 늦게(21시경)와 저녁을 허겁지겁 먹는다. 시간이 늦었으니 배가 고펍을 게다. 요지음 기온은 한국이 이곳 보다도 훨씬 추운 듯하다. 눈도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우리는 이곳으로 피한했나 보다.

36) 1월25일 아침시간은 6시전에 일어나야 한다는 심적부담이 커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고 선잠이 되곤 한다. 아침밥 시간은 언제나 한바탕의 전쟁을 치러야 하고, 학교로 간후는 평온한 시간이 되는데 그 생활이 익숙해져서일까 산책을 게을리 해서일까 몸의 상태가 다운되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요지음은 준범이가 엄마에게 붙들려 독서를 하는 바람에 한결 편한 편이다.

37) 1월26일 외손주들과의 아침밥을 먹이고 학교 보내는 전쟁은 이제 내 몸에도 익숙해 지고, 졸업후 처음으로 불러보는 문부길과 통화였지만 서로 반말로 시작해 어색함을 지우고 다다음주쯤으로 일자를 맞춰 만나기로 하고 이곳으로 데릴러 오기로 하고 다시 통화하기로 한다.

38) 1월27일 이제 이곳의 생활에 적응을 했는가? 아침의 등교시키기 위한 전쟁, 그다음은 인터넷으로 다운받은 프로를 보고 점심식사를 한 후는 준경이 데려오고, 좀더 있다가 준범이 데려오고 난후는 시달림의 연속이다. 문부길과는 통화를 다시해 2월 4일 18시경 이곳으로 오기로 약속을 했다. 사위는 H마트를 다녀와 저녁식사와 함께 술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한달도 않되었으나 다 큰녀석 같지 않나요?>

39) 1월28일 토요일은 애들이 학교를 가지 않으니 한가로울 시간이 없다. 옴 형제들이 준범이를 데리고 나가 놀면 어른들은 잠시나마 한가한 시간을 얻는다. 오후 산책길에 준경이를 데리고 나가니 걷는 시간보다 노는 시간이 더많다. 썰매타던 곳까지 다녀서 오는데 숫제 업어달라는 바람에 나중에는 무등을 태우고 돌아왔다. 근 한달간 보아 온 ‘미국’을 완독했다. 역사가 짧은 미국의 유명관광지가 전 대통령의 출생지, 살았던 곳, 영화배우, 무법자 등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곳을 기념지로 하고 있었으며 그래도 땅이 넓다보니 그러한 관광지가 많기도 했다.

40) 1월29일 벌써 집떠난지 40일이 되었다. 되돌아보면 한 일이라곤 준범과는 바이 브레이드를 돌리며 시간을 보냈고, 준경과는 학교를 가고 오는 일과 잠시 놀아준 것뿐이며, 산책한다고 동네길 돈 일 뿐이다. 아내가 담이 들었는지 아프다며 점심에 피자나 먹자고 한걸 사위에게 건넨 돈($40)이 결국 저녁 때 먹게되어 불편한 얘기가 오갔지만 저녁파티로 매듭지어졌다. 외손주들의 난리는 시간을 보낼 마땅한 놀거리가 부족함에서 오는 문제로, 몸은 하나뿐인데 손자와 손녀가 따로々 놀자는데 문제가 생기곤 한다. 오늘부터 ‘뿌리깊은 나무’를 읽기 시작한다.

              <여자는 눈을 좋아하나 봐, 뒤로 다리는 베일로드이고 기러기가 춥데요>

41) 1월30일 이곳의 날씨는 변화가 많은가보다. 햇살이 밝게 비추이다가 어느새 흐려지고 눈발이 날리기도 하며 바람이 불고 음산해 지기도 하는 날들이 많다. 베이 블래이드를 회수당한 준범은 동생과 조용히 지내니 조용하고 싸우지 않아서 좋다. 저녁을 먹으며 어쩌다가 스트레스 얘기가 나왔는데 준범이 왈 ‘나도 스트레스 엄청 받어, 준범아 밥 먹어라 밥 먹어라’ 한다나 흉내도 그럴 듯 하게 내어 밥먹다가 한동안 웃느라 식사가 멈추기도 했다. 저녁후 공을 갖고 외손주들과 놀아줬다.

42) 1월31일 모두가 학교를 간 사이 청소를 하니 비록 하루이틀이지만 개운한 기분이다. 저녁을 모든 식구가 함께하면 좋으련만 외손자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도 있어 우리끼리 저녁을 먹고나니 사위가 와 혼자서 저녁을 먹었다. 오랜만에 은영이가 준경이를 씻기고나니 ‘외할아버지 나랑 놀자’하며 덤벼서 자기전 잠시 놀아줬다.

                <보드를 타는 폼이 위태위태해 보이는데>

43) 2월 1일 한국에는 굉장한 한파라고 하는데(15년만의 한파) 정작 시카고는 이상온난이 계속되고 있다. 이정명의 뿌리깊은 나무(1,2권)는 오전에 다 읽었다. 세종시대 보수파와 개혁파의 갈등에 근거해 이야기를 재미있게 써 내렸다. 오늘은 사위가 일찍 돌아와 함께 저녁과 반주를 즐겼다.

44) 2월 2일 모두가 학교를 가고 조용한 집이지만 그것도 오후가 되면 또다시 소란스러움에 쌓인다. 19시경 준범이 학교에선 학부모가 모두 참석한 행사가 있다고 다녀왔는데, 얼바인에서도 담임은 뚱뚱한 편이더니 이곳 킹스베리도 뚱뚱한 편의 여선생이 담임이다. 학교를 다녀오느라 잠자리가 늦어졌다. 어제부터 보기 시작한 이성구의 ‘세계사 진풍경’을 다 읽었다. 평소에 몰랐거나 무관심했던 지식과 이름붙인 연유를 알게해 주는 상식 등을 알게 되었다.

45) 2월 3일 아침밥상에서 준범이는 엄마에게 꾸중을 듣고서야 밥을 먹는다. 권소수•신소자의 여행기 ‘부켄베리아 향기와 쪽빛 에게해’를 읽는다. 터키여행시 많이 보았던 넝쿨장미처럼 붉게 피었던 꽃이름이 부켄베리아임을 알게해 준 책이지만 나이든 사람의 20~30일간 타국에서의 여행이 건강을 해하는 건 아닐까? 생각되고 경비도 절약할 수 없는 부분(비행기와 교통비, 숙박비 및 식대 등)이 만만치 않을 터인데 하는 괜한 걱정이 들지만 많이도 구석구석을 다녀본 기록이다. 그래서 귀국하면 국내라도 여유를 가지고 구석구석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손주들과 놀아주는 것도 나이들어서인지 힘이 들고 저녁이면 고단해진다.

               <오빠가 올 시간에 마중을 나가는 모습, 학교의 무슨 행사라고 외손주,사위와 장모 그리고 담임선생님>

46) 2월 4일 절기상 입춘일이다. 입춘은 추위가 거의다 지났다는 얘기지만 이곳 추위는 3월까지라는데 어떨는지? 오늘 문부길과 만나는 날이라 괜히 마음을 조려보며 저녁 6시경 집앞에 도착한후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차를 몰고 ‘서초가든’에 가 식사를 하며 지난 세월의 묵었던 얘기들을 두서없이 풀었고, 다시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시며 또 풀지만 극히 일부분만을 얘기했을 뿐이다. 서초가든 주인은 전부터 잘 알고있어 반가히 인사를 한다. 옆에서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으며 나도 부길과 1959년 졸업후 3년이내에 본 기억이 없다면 50년이 한참 넘는 세월에 만난 것이 된다. 집까지 태워다주고(20시30분) 돌아가는 친구가 고맙고 반가웠다.(21시30분) 이곳에 오기 전 농촌진흥청에 5년여 다니다가 1975년 누이가 간호사로 취업해 오며 초청이민으로 왔다고 한다. 1998년 간암판정으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으나 B형 혈액인데 이곳에선 B형이 드물어 순서가 일찍 왔고, 그래서 건강이 회복되어 3년전쯤 홍기와 동윤내외 그리고 영길내외와 시애틀을 거쳐서 네바다, 유타주 및 아리조나주등의 국립공원 등을 관광(15일간)했었다고 했다. 그것도 부식이가 혼자서 운전해서 긴 여행(5,000마일/8,000㎞)을 했단다. 오늘 권소수•신소자의 여행기를 다 읽었다.

               <무지 무지하게 오랜만에 만나게 된 친구 문부길 내외>

47) 2월 5일 어젯 밤 쥬라기공원을 보느라고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아서 늦잠을 잤다. 오늘은 정월 대보름이라고 아내는 오곡밥과 나물들로 밥상을 차렸고 얘들은 한글학교로 우리는 긴산책( 1시간반)을 하고왔다. ‘왜 중국은 세계를 제패할수 없는가’를 다시한번 보는데 먼저 볼 때도 믿지못할 부분들이 많음을 느꼈지만 지난해의 지진에 묻힌 열차를 그냥 묻으려 했다가 일본인 기자들이 기사화하여서 문제를 일으켰다는 뉴스를 생각하니, 사회주의의 지도자가 인민을 위하기보다 자기들 몸보신이 우선이라는 생각속에서 정책이 연계됨을 알 수 있었다.

48) 2월 6일 어제 미식축구의 결승은 21대17로 끝나던데 경기규칙을 모르고 본 우리는 한낫 얘들의 패싸움 같기만 했다. 이것도 문부길이 결승전이니 보라는 얘기가 있어서 열심히 보았다. 우리는준범이 아침식사를 씨리얼로 하는 바람에 늦게 일어났고, 사위가 딸을 학교에 보내고 아내와 은영은 신생아를 데리고 병원엘 갔으나 난 오늘 컨디션이 안좋아 소화제를 먹고 속을 다스려 본다. 오후 외손주들과 놀아주고 저녁상에 족발을 잘라 술한잔을 곁드렸다.

49) 2월 7일 이제 매주 화요일은 대청소의 날이다. 모두가 학교를 가면 청소하기가 쉽고 내일은 쓰레기통을 수거하는 날이기에 좋은 날이다. 중국에 대한 책(저자 데이빗 매리어트<미국> 및 칼 라크루아<영국>)을 두 번째의 읽음이라 이틀만에 다 읽었다. 저녁엔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저자 윌리엄 캄콸바<말라위>와 브라이언 뮐러<미국>)을 읽는데 내용중 중국의 형편없는 빠테리(타이거 헤드)의 성능에 대한 얘기가 있어 더욱 한심하기 그지없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일찍 가는 길의 외손자>

50) 2월 8일 밤사이 기온이 많이 내려 갔는지 시간당 두 번은 보일러가 시끄럽게 돌았지만 낮에는 기온이 영상을 보이는 것 같았다. 청소년들을 위한 책으로 내가 사 보냈으면서 풍차소년에 푹 빠진 하루였다. 어쩌면 그 고통스러운 환경 속에서도 이렇게 밝은 생각을 하며 가난을 극복하고 춘궁기를 힘겹게 넘길 수가 있을까? 말라위의 밝은 미래를 점쳐본다.

51) 2월 9일 풍차소년의 책장을 덮으며 풍족함이 더욱 불만스러워진 우리 국민을 되돌아 보게되며 신구세대간 깊은 갈등의 골을 생각나게 했다. 다음은 ‘진짜 유럽이야기’(이원복 교수)를 들었다. 준범의 학교를 보내고 준경을 데려다주고는 독서 삼매경에 빠져든다. 점심을 먹고나면 이렇게 한가로운 시간은 없어진다. 요지음 방과후의 준범은 내리기가 무섭게 책가방을 내게 주고는 옴네 형제들과 놀다가 와서는 외할머니가 차려주는 간식을 TV를 보면서 먹다가보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시간이 지나고 준범은 공부를 하고, 준경은 훼방을 자주해 16시경 준경과 산책길을 나왔다가 들어갔다.

52) 2월10일 준경은 사위가 데려다 준다고 해 편하게 책을 보는데, 비가 내리던 날씨가 눈으로 내리지만 날씨가 푹한 편이라 쌓이지는 않는다. 오후 준경이를 데리러 일찍 가 기다리는동안 책을 들여다 본다. 준범이 올때는 세찬 눈보라가 휘날린다. 간식을 먹고는 눈밭에 나가 눈위에서 딩군다. 문부길과는 다시한번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3월 3일 18시/서초가든) 25일은 큰형님과 어머니 묘소가 있는 텍사스의 달라스를 간다며 다녀온지가 오래되었고, 돌아가신지도 한 8년정도가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3월 3일이 결정된 것이었다.

              <통학버스와 스톱표가 저렇게 되면 왕복차선이 모두 스톱, 신생아의 졸린 모습  통통하지>

53) 2월11일 토요일 늦잠을 잘 수 있으련만 새벽 잠결에 준아의 울음소리에 6시 잠에서 깨었다. 오전에 산책을 오랜만에 길게( 1시간반/87도로, 링로드, 산책로)해서인지 장단지가 댕긴다. 산책중 기온이 낮아선지 많은 수가 한군데 모인 기러기와 청동오리의 무리를 처음 보았고, 사슴의 족적을 보았으나 사슴은 보지 못했다. 점심에 삼겹살구이, 코스코를 다녀와 늦은 저녁에 또 삼겹살구이 그래서 두 번이나 술을 한 잔씩 했다.

54) 2월12일 기온이 많이 내려갔는지 보일러가 자주 가동을 한다. 집의 구조가 목재라서인지 보일러의 가동소리, 샤워장이나 변기통의 물소리가 시끄러워 선잠에서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일과가 늦은 일요일 외손녀가 안에서만 놀아 데리고 나가려니 싫다고 해, 혼자서 산책을 조금 하고 돌아왔다. 유럽 이야기는 유럽의 몇 개국의 역사와 특징적인 성격의 형성 등을 배우는 계기가 된듯하다. 현종환에게 메일을 보내고 다음 책은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이야기’를 가져오니 은영이가 그책 어렵다고 귀뜸한다. 사실 고등학교 시절의 과목이 쉽지 않았기에 늦었지만 배운다는 자세로 책장을 들추니 과연 머리에 남는게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다 읽으면 무언가 남겠지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다.

              <눈만 오면 신나는 외손주와 친구들, 날이 추워서인가? 조류떼가 많은데서 한컷>

55) 2월13일 아침 6시부터 움직여 준경이까지 학교에 보내고 은영과 함께 준범이 학교의 준비물과 물을 사기위해 워싱턴로로 우회전 계속 남동진하니 도로의 이름이 바뀌고 우측에 Party City와 Home Dept에 들린후 Jewel Osco에 들렸다가 돌아오고, 오후엔 외손주들과 지하실에서 놀다보니 사위가 일찍 온 것도 몰랐다. 온 식구가 함께 저녁을 먹으니 모든 일이 깔금하게 일찍 끝났다.

56) 2월14일 5시45분에 일어나 밖을 보니 하얗게 눈이 내렸다. 많은 눈이 내리면 외손주들이 좋아할 터인데 눈발을 그치는 듯해 눈을 치우며 전에 높이 쌓았던 곳으로 모아본다. 준경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오면서 창밖에는 빗발로 변한 비가 내리고 있다. 집에 와 대청소를 하고, 부엌용 장난감세트($130)를 사라고 돈을 주었고, 오후 준범이가 버스에서 내리며 카드를 한장 골라서 준다. 손에는 다른 카드가 3장이나 더 있었다. 무슨 날이냐고 물으니 ‘바렌타인 데이’ 라고한다. 외손자 카드 만드느라 고생 좀 했다고 생각했는데, 외할머니가 ‘I love you라 하지말고 할머니 말이나 잘 들어라’하니 선생님이 그렇게 쓰라고해 쓴거라해서 또 한바탕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57) 2월15일 이제 20일후면 정치가 혼란스럽고 세대간의 갈등의 골이 깊더라도 고국으로 돌아가 못다한 일들을 처리하고 적응해야만 한다. ‘매혹의 그리스(르네 그리모 저/김이정 역)’을 다 보았고 많은 관광지의 설명과 함께한 사진으로 간편하게 편집된 책이었다. 키친세트가 도착해 조립을 하는데 두시간은 넘겨 걸린 듯 했다. 새로 설치된 장난감은 준경이는 하루겠지만 내게 같이 놀자고 하지않아 좋았다. 저녁에 유순근네와 약 때문에 통화하고, 저녁식사에는 돼지고기에 술 한잔을 곁드렸다. 다음 책은 ‘돈 안들이고 세계 여행하기(이광원 저)<부제 여행연출가의 세계>’를 택하였다.

              <시카고의 날씨도 물이 흐르잖아, 눈내린 동네의 모습>

58) 2월16일 신생아 때문에 힘이 들겠지만 얘들 밥먹고 학교를 갈 때만은 나왔으면 좋으련만 딸년은 어쩌다가 내려오거나 학교 가는 것만 챙긴다. 아내는 아이들 밥 먹이고 도시락 싸는 일에 엄청 스트레쓰를 받고 있다. 나의 습관은 새벽 6시이전에 일기를 정리하고 메일을 보는게 생활화 되었다. 종환이 한 전화를 1차에 받지 못하고 두 번째 전화를 받았다. 18일 함께 자동차쇼나 구경가잔다. 이곳의 주소를 메일로 보내고 12시~12시반에 찾아 오기로 했다. 오후 5시경 용문과 통화해 주변의 소식들을 묻고 하던 중 윤락의 사망소식을 듣는다. 한 일주일 전쯤인 듯 했다. 위암판정후 4개월정도 더 산듯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연출가를 위한 자긍심과 해야할 일들을 교육적인 필치와 함께 쓴 책은 다 보았고 다음은 ‘나무(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이세욱 역)’를 보기 시작했다.

59) 2월17일 이제는 6시이전의 기상이 습관화했나보다. 전날의 일과를 정리하고 인터넷을 정리하고 6시10분쯤에 아내를 깨운다. 아침밥을 먹이기는 개구쟁이로 둔갑한 준범이는 저희 엄마의 지시나 들어먹지 막무가내이다. 혼을 내면 빤히 쳐다보는게 우리네 생각으로는 확 주워 패고 싶으나 여기서는 말하는 사람을 쳐다봐야 한단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성질을 죽이고 지내고 세월을 보낸다. 오늘은 아내의 심사가 많이 틀어져 학교를 가지않은 준경을 데리고 산책을 다녀왔고, 준범이 온후 오후의 참을 생략하고 이른 저녁으로 마무리했다. 사위도 H마트에서 찬거리들을 사오고도 7시이전에 저녁을 먹고 설거지까지 다 되었다. 나무의 저자는 되지도 않는 얘기나 공상적이고 진취적인 이야기가 짧게 실려서 지루하지 않았으며 그중 우리세대를 논한 ‘황혼의 반란’은 경제적 이유로 장수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를 우회적으로 풍자하고 있었다. 다음은 ‘일본을 낳은 나라 금관가야왕국(최종철 저)’을 보기 시작한다.

        <다음으로 정리해 올리겠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