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기 등

부산에서 동해안 따라 곰배령 까지-(2)

아름답지만~ 2013. 1. 2. 13:17

 

우리는 망양정을 둘러본 후 길을 달려 죽변항에서 음식점을 정하고 대게를 먹었는데 맛이 있었다. 하긴 어제 저녁, 오늘 아침을 적당히 때웠으니 맛 있을 수 밖에, 아들 준다고 대게 3마리를 포장하고 해변가 길로 들어서니 울진원자력발전소 입구라 막힌 길이다. 되돌아 나오면서 만개한 벚꽃터널의 흥취를 느끼며 7번국도를 달렸다.

얼마쯤을 달려 신남마을로 우회전해 들어가니 해신당공원이다. 이곳 해신당공원은 남근숭배사상을 민속주제로 조성한 공원인데, 언제부터인가 관광버스의 단골코스가 된 곳으로 , 한잔을 걸쳤으니 말씨도 행동도 걸적지근 하다

                                                울진원전에서 되돌아 나오는 벗꽃길, 삼척 해신당

                                        해신당의 정원에 만들어진 남근조형물, 해신당공원옆 바닷가

해신당공원은 삼척시 원덕읍 갈남리 신남마을에 있는 성(性)민속공원으로 남근숭배를 주제로 조성한 테마공원으로 해신당,남근조각공원,삼척어촌미속전시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은 애랑이의 전설이 있어 해초를 뜯으러 갔다가 심한 파도와 강풍으로 빠져 죽고난 후 이 마을에는 고기가 잡히지 않았는데, 죽은 애랑의 원혼을 달래고져 남근을 여러개 만들어 제사를 지냈는데, 이후 신기하게도 고기가 많이 잡혔다고 한다. 지금도 매년 정월대보름과 10월의 오일(午日)에 제사를 지낸다.

그곳을 나와서는 7번국도를 타고 북상하다가 경포대를 한바퀴 돌아 주문진으로 들었다. 관광버스가 많이 집결하는 주차장 앞에 잠자리를 잡고, 횟집을 소개받아 농어회와 소주를 겯드린 2일째를 마무리 했다.

                                                                삼척 해신당 바닷가의 모습들

                                   삼척 해신당 바닷가와 삼척으로 들어가며 산정에 벗꽃잔치가 벌어지고

여정의 마지막 날 일찍 찾아간 해장국집은 채소 값이 많이 올랐다고 푹익은 깍두기를 내놔 해장국 맛까지 버렸다. 곧바로 차를 달려 뻥 뚫린 해안가도로 2km를 달리니 아기바위등대 입구이다.

아기바위가 있는 소돌(牛岩)항은 이곳에서 간절한 소원을 빌거나, 아들을 바란다면 이루어지는 ʽ소원바위ʼ 또는 ʽ아들바위ʼ라 했으며, 1999년 85백만원을 들여 정비했다. 이 쇠돌바위는 바닷속에 있다가 지각변동으로 지상에 솟은 바위이다.

                                                            위 아래 아들바이에서의 증명들

이른 아침이라 가게문도 닫힌체이고 우리 둘이만이다. 7번국도로 양양에서 56번국도로 들어서니 처음 달려보는 길이라 헷갈린다. 고개를 넘어 우측의 전력홍보관에서 주춤거리다가 내달려 서림삼거리에서 우측 조침령터널을 향하는 길이 매우 갈지자를 짓는다.

몇 년전 백두대간에 푹빠졌을 때 이곳 조침령터널은 공사중이라 중장비가 올라다녀 1ton트럭 뒤에 타고 서림삼거리까지 내려가며 엉덩이가 다 깨지는 줄 알았던 곳인데 터널이 뚫리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경사가 높아서 별로이고, 서림삼거리의 서림가든은 산행 뒤풀이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터널을 나와 잠시후 만나는 삼거리에서 우회전, 양수발전소 입구까지는 아스팔트길이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비포장길은 겨울을 난 이후 정비가 않되어 우마차를 탄 기분으로 한참을 달려 백두대간 단목령의 돌비석이 있는 곰배령주차장에 도착했다. 이곳까지 오는동안에도 몇 년전보다 별장들이 많아졌다. 개인의 재산권 보호라지만 청정한 지역이 서서히 병들어 간다는게 왠지 안스러운 분위기이다.

                                      곰배령을 향하며 이른 봄이라 야생화가 드물다. 얼레지꽃과 강선리 가는길

                                     이름모를 야생화가 피면 지금보다 훨씬 예쁘겠죠? 강선리를 향하는 아내

곰배령주차장에서 약2km쯤에는 강선리라는 동네가 있고 RV차량은 드나들 수 있다. 강선리에도 커다란 건물이 제법 들어차 있다는 건 영업이 된다는 걸 입증하는 건 아닐까? 강선리를 지나면 징검다리를 거너 등산로는 완만하게 이어지며 응달에는 잔설이 군데군데 남아있다. 고도가 높아지며 잔설은 더욱 늘어나고, 양지바른 자리에는 이름모를 산야초가 돋아나 자연의 위대함을 깨닫게 하는 듯하다. 한참후에는 등산로를 잘 다듬고 자연석을 깔아 편안한 길이었으나 주변에는 온통 멧돼지가 풀뿌리를 찾기위한 파헤친 현장이 이어진다.

강선리에서 곰배령까지는 3km이다. 한발 한발 내딛다보니 곰배령은 눈은 다 녹았으나 축축함을 잔뜩 머금고 우리를 반긴다. 확트인 시야와 작은 점봉산과 가칠봉들이 반가워 하는 듯했다.

설악산과 등을 맞대고 있는 점봉산의 동쪽 봉우리로 곰이 배를 보이고 누운 형상이라고 해서 곰배령이라고 하며, 이 일대는 나무가 울창하고 계곡이 깊어 국내에서 생태보존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희귀한 식물들이 많다.

졸방제비꽃,양지꽃,금강제비꽃,한계령풀,홀아비바람꽃,노랑무늬붓꽃,난쟁이붓꽃,,,,,등 온갖 야생화들이 피고 져 천상의 화원이란 별칭도 가졌다. 가는 길도 크게 어렵지 않아 산책과 등산의 사이쯤 되며, 북으로 점봉산(1424m), 남으로 가칠봉(1165m)이 솟아있다.

                             올라가는 길옆 작은 폭포도 만들어졌고, 어느 대학에서 식물표본지로 표시도 하고

                          이른 때인지라 초원은 황망하기만 하고, 멧돼지가 파헤친 곳에도 봄의 전령 새싹이 트고

대장군•여장군이 서 있는 곳에서 우연히 땅을 구르니 속이 비어 있는지 쿵쿵 소리가 난다. 아내의 기념사진을 찍고 하산하면서 오를 때 놓쳤던 주변을 감상하며 감시초소가 있는 입구이다. 근무자가 출근하여 우리를 쳐다 보지만 그냥 지나쳐 주차장에서 주차비(3,000원)를 지불하고 진동계곡을 달려나와 현리를 거쳐 홍천군 서석면 방향으로 달리지만 거리가 멀어서 달려도 오후 한시가 넘고, 백두대간을 뛸 때 두 번이나 먹었던 곳인데도 모르겠어서 물어보고 찾으니 옆집인 듯하다. 그래도 맛있게 먹고 더덕도 산 후 횡성IC를 거쳐 중앙고속도의 북원주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는데 빗방울이 비친다. 이후 고속도를 거쳐 집에까지 오는동안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다. 무사히 여행을 마치게 되었다.

                                 내려오며 만나는 개울 건너가 강선마을, 아래는 주차장이 있는 곰배령 입구

5. 맺음 말: 여행은 여유와 즐거움이다. 부산에서 하루의 여유를 즐겼으면 더욱 좋았을 것을 아쉬움과 후회가 남는다. 예식이 끝나고 오후에 떠나며 빨리 부산을 벗어나고 영덕까지 가려는 욕심으로 여행나와 세끼나 간이식으로 해결하는 우(遇)를 범했다.

국내여행을 하면서는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주차비 걱정이 안되는 편이나 문무대왕릉의 주차비는 억울함이 오래 남는다. 곰배령의 주차비는 개인소유의 땅을 주차장으로 변경해서 당연히 징수해야 될 곳이다. 곰배령 입구동네인 강선리가 팬션이나 가옥이 증가하는 건 곰배령출입을 통제하는 효과가 있을까? 의문스러운 일이다.

보다 나은 여행을 위해서는 부족하지만 기록을 남겨야 계획과 실행이 보다 발전할 수 있으리라 믿고 기록해 보지만 역시 졸필임을 부인하지 못하겠다.